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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.

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.

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

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.

 

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.

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,

백성은 어린애,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.

 

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말라.

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

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.

 

너무 막막하다고,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.

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,

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.

 

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.

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 버렸다.

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칭기즈 칸이 되었다.

 

 

출처: 권태일, 《사랑 밭 새벽편지》 중에서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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